정진상 국민건강보험공단 진천지사장

정진상 국민건강보험공단 진천지사장
국민건강보험이 시행된 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의료보험을 시작한 이후 세계에서 가장 짧은 12년만인 1989년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하였고 40여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성공적인 제도 정착으로 미국 오바마 정부가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좋은 사례로 제시할 만큼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 받고 있으며 높은 의료 접근성과 낮은 보험료 등을 바탕으로 국민의 건강수준은 크게 향상되었다.

보험료율 수준은 6.12%로 독일 15.5%, 프랑스 13.8%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평균 기대수명은 1980년 65.9세에서 2013년 81.8세(OECD평균 80.5세)로 15세 이상 증가하였고, 영유아사망률(1천명당)도 1980년 17명에서 2013년 3명(OECD평균 4.1명)으로 감소하는 등 주요 건강지표가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1인당 연간 외래이용횟수 14.6회(OECD평균 6.7회)와 재원일수 16.5회( OECD평균 7.3회)에서 나타나듯이 의료접근성 또한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높은 의료비 부담의 원인인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3대 비급여)를 개선하고, 암・심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급여범위를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를 통해 국민이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또한 노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08년도에 도입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만족도가 90% 수준에 이를 만큼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고, 이런 결과로 ‘2014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한 정책’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음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심화로 건강보험 재원을 부담할 계층은 줄고, 수혜계층은 점점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범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저출산 고령사회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의 급증하는 노인의료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새로운 부과 재원 발굴, 건강검진, 만성질환 관리, 건강증진 사업 등 의료비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둘째, 의료비 부담이 많은 부분에 집중적인 보장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은 63.4%로 OECD평균 78%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재원 확보와 급여확대 우선 순위에 대한 충분한 논의, 비급여에 대한 적절한 관리 등을 통해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선진국 수준의 보장성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의 저부담-저급여 체계에서 적정부담-적정급여로의 전환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지역과 직장으로 이원화된 부과방식으로 인한 보험료 부과체계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보험료 관련 민원이 연간 수천만건에 이르고 부과체계 개편의 목소리가 정치권,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계속해서 제기 되었다. 다행히 지난 3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2018년 7월에 1단계 개편이 진행될 예정이다. 평가소득(성・연령 등) 폐지, 소형・화물자동차 부과 제외, 피부양자 인정요건 강화 등 단계적 개편을 통해 서민의 부담은 줄고 형평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건강보험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국민의 평생건강과 사회보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가입자, 의료계, 보험자가 함께 소통하고 나아갈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공단은 2016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2년 연속 우수기관(A등급)을 달성하는 등 건강보험제도 발전을 위해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계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시행 40주년이 되는 올해는 공단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다시 한번 다짐하고 강조하는 새로운 출발의 해가 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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